써 내려간 추억/2022년을 마무리 하며

22년 9월. 가을 하늘

오늘, 2022. 12. 29. 21:10

여전히 낮에는 덥지만 아침저녁으로 가을의 느낌이 나기 시작했다.

 

8월의 독서모임을 하던 중, 참여자 한 분 께서 소개해 주셨던 책 중에 ‘구름’에 대한 책이 있었다. 그다지 재밌는 책은 아니지만, 다양한 구름의 사진을 볼 수 있는 것이 참 좋다는 코멘트를 해 주셨다. 그분의 책 소개가 굉장히 인상 깊게 다가왔는지, 그 이후로 자주 하늘을 보게 되었다. 가을 하면 높고 푸르른 하늘. 신기하게 9월이 되니까 정말로 높고 푸르른 하늘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땅이 한 김 식어가는 계절이 왔다. 딱 1년 전 이 때는 세상이 참 미웠고, 인생이 괴로웠었다. ‘내가 죽을 때가 되면 딱 떠오를 순간이 지금이야.’라고 되뇌면서 힘겨워하던 때. 그 후로 1년의 시간이 지났고, 푸른 하늘과 흩뿌려진 아름다운 구름을 보면서 즐거워할 정도의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여전히 힘들고 어려운 것이 나의 삶이지만, 분명히 아주 조금씩이나마 나아지는 것을 느끼면서 살아내고 있었다.

 

 

더워서 가지 못하고 있었던 공원을 봄 이후로 다시 찾았다. 그래, 산책하면서 이런 선선한 날씨어야 산책할 맛이 나지. 혼자서 사진도 찍고, 노래도 듣고, 벤치에 앉아서 책을 보기도 하며 자주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 해 질 녘을 감상한다.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파란색이 새빨간 색으로 점점 변해간다. 하얗던 구름도 주황색, 노란색, 빨간색들로 모습이 천천히 바뀐다. 이렇게나 아름다워도 되는 건가? 해가 다 져서 깜깜해질 때까지, 저려오는 목덜미를 주물러가며 고개를 든 채 바라본다.

 

 

 

 

오늘.

litt.ly/o.ne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