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 내려간 추억/2022년을 마무리 하며

22년 6월. 나다움의 시작

오늘, 2022. 12. 20. 16:42

평생 기억에 남을 의미 있는 순간이 많았던 6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분명 몇 주 전까지 무기력에 시달리던 나였다. 하지만, 이제는 방구석에 쪼그려 있는 것이 답답한 사람이 되기 시작했다. 밖에 나가기 좋아하던 나의 모습을 드디어 다시 되찾아 간다는 행복함. 그리고 막상 그 순간에는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이제 와서 돌아보니 엄청나게 결정적이었던 순간들. 

 

 

우선, 정말 여행을 많이 다녔다.

 

첫째 주부터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과 강릉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다만, 그렇게 즐거운 여행은 아니었다.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가게 되면 꼭 싸우게 되는 경우가 있지 않나. 내가 딱 그런 상황이었다. 최악의 기분이 들었던 여행이지만, 그 덕에 나의 솔직한 감정과 생각을 마주할 수 있었다. 살짝 조미료를 쳐서 설명하자면, 인생의 진리를 몸소 깨지고 구르며 배운 순간이라 해야 할까. 이 ‘인생의 진리’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으로 정리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서 홍천, 그리고 또 며칠 뒤에는 정선, 태백, 울진도 다녀왔다.

행복하지 않았던 지난 여행이 아쉬워서였을까. 정신없이 이곳저곳을 누볐다. 아, 물론 다 혼자서. 혼자 가는 여행이 살짝 외롭긴 하지만, 내 마음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맛있는 곤드레밥도 먹고, 태백의 깊은 산속 마을과 탄광촌, 울진의 잊지 못할 해돋이와 바다 뷰까지. 눈을 감고 그때를 생각해보면…… 여러 의미로 감동적인 순간의 연속이었다. 

 

내가 건강하고 즐거운 자극을 느끼는 방법 중 하나는 혼자 떠나는 여행이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조금 거창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에겐 답답한 환경에서 제대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여행뿐이다. 다른 방법은 나에게는 통하지 않더라. 그래서 마음이 힘들 때마다 어디든 돌아다니는 것이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이었다. 여행을 이렇게나 좋아하는 내가 불과 몇 주 전까지 여행을 갈 생각조차 못했으니, 내가 얼마나 힘든 마음에 휩싸여 있었는지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또 다른 결정적인 순간. 인생 책을 만남.

 

독서모임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책도 계속 읽게 되었다. 독서모임 덕분에 멀어졌던 책과 가까이할 수 있었고, 책을 통해서 깨달음과 위로를 정말 많이 받았다. 무기력해서 굳어있던 내 생각과 마음도 다시 말랑말랑 해짐을 느꼈다.

 

특히 6월에 읽은 책 중에서는 여러 의미로 나를 뒤흔들어 놓은 책이 두 권이나 된다. 한 권은 잊고 있었던 ‘나’의 가치관을 다시 되새김질하게 해 주었고, 또 한 권은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 책을 읽고 나서는 머리가 한참 멍 했고, 가슴이 벅차올랐고, 지금까지의 삶이 마음이 아팠다. 

 

이 책들은 내 곁에 두고 계속 함께 할 생각이다. 


 

독서 모임과 책, 상담을 통해 ‘정신 건강’을 챙겨가고 있었다면, 이제 ‘신체 건강’도 챙겨야 하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나를 사랑한다면 나 자신을 아프게 두면 안된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그래서 정말 제대로 먹는 음식을 신경 쓰고, 운동도 시작했다. 

 

매일매일 숨이 턱 끝까지 찰 때마다 내 몸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음을 느끼고, 또 느꼈다.

지금까지 이 몸으로 버티느라 고생했다.

 

 

 

 

오늘.

litt.ly/o.ne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