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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7월. 생각하다. 사색하다.

7월의 시작도 여행. 날이 참 좋았다. 아직 가을도 안 됐는데 이렇게 하늘이 이쁠까. 철원으로 향하는 내내 쾌청한 하늘에 감탄을 멈출 수가 없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데, 어디를 가야 할지 결정이 쉽사리 나지 않을 땐 주로 서울의 윗 쪽으로 향하는 편이다. 북한 방향으로 올라가면 느껴지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무거운 분위기가 낯설지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분단의 현실과 역사에 새겨진 아픔들. 그리고 불안함과 평화가 공존하는 현재. 철원에 한 번쯤 가 보고 싶었다. 후삼국시대의 태봉의 수도였고, 현대사의 큰 아픔인 6.25 전쟁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 곳이다. DMZ안에 숨겨져 있어 보지 못하는 유적들, 그리고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야 볼 수 있는 전쟁의 상흔들. 서울의 어느 한 공간을 알게 ..

기어코.

기어코. ⠀ 기어코 한강에 왔습니다 ⠀ ⠀ 오들오들한 마음이 당장이라도 사라지길 기대했건만 ⠀ 강 너머에 노랗고 빨간 별들이 반짝거릴 때 까지 ⠀ ⠀ 주먹을 꽉 쥔채. 다리를 크게 다치고, 일도 하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냈었습니다. ⠀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불안함에 하루종일 힘든 마음에, 다친 다리를 이끌고 한강공원에 왔습니다. ⠀ 한강을 바라보고 있다 보면 뭐라도 답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파란 하늘이 새까매질 때 까지 우두커니 앉아있었답니다. ⠀ 지금도 여전히 나의 삶에 대해 고민이 많지만, 한강에서의 그 고민하는 시간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