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2

무엇이 남았니

꿈속 같았던 3주. 정말 오랜만에 느꼈던 두근거림. 나의 존재만으로도 여전히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껴서 행복했어. 너의 그 따뜻했던 글자와 말들이 여전히 눈과 귀에 선해. 고마웠어. 너는 나와 생각이 달랐던 것임을 뒤늦게 알고 나서는 잠깐이지만 화도 나고 배신감도 느꼈어.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 혼자만의 기대였는데 왜 내가 너에게 화를 내나 싶어서 피식 웃었단다. 그래, 내가 너에게 확실하게 물어보길 잘했지. 역시 생각과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인간관계에서 참 중요한 부분이다 싶구나. 안 그랬으면 서로 오해만 쌓이다가 펑 하고 터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너와의 3주가 끝나고 쓰라린 아픔이 남았어. 그렇지만, 그 덕에 정말 만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들..

자리를 박차고 나왔어도 괜찮았다

그가 얼마나 나를 업신여기고 있는지 여실히 느끼면서도, 그 자리에서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웃어넘겼다. 네가 나를 포함한 몇 명에 대해서 불쾌한, 혐오스러운 사람이라고 말한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넌 ‘그 사람들’이 불편하다고 내 앞에서 말했다. 나를 언급했던 부분만 쏙 빼놓고. 그 순간 왜 회피했을까. 사이가 틀어지는 것이 두려워서? 같이 엮인 인간관계를 망치는 상황이 될까 봐서? 아니면 그가 무서워서? 그 순간 자리를 박차고 나왔어도 괜찮았다. 나를 만만 하게 보고, 혐오하는 순간을 봤으니까. 요즘 내 삶의 도전 과제는 ‘만만함’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여유 있어 보이고, 잘 녹아들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들이 ‘만만해 보이는 사람’으로 돌아와 버렸다. 당신의 말에 굳이 동의하지 않아도 토 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