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있던 시절이었다. 말도 못해, 돈 벌 곳도 정해지지 않았어, 조금도 익숙한 환경이 아니었는데 그곳으로 나를 내던졌었다. 저 사람이 정말 나인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자유로웠다. 사람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 외국인이었으니까. 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무기 삼아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는 정말 자유롭게 행동했다. 트와이스의 likey를 들으며 길거리에서 헤벌쭉, 깡충깡충 뛰어다녔다. 화가 나면, 한국어로 온갖 욕을 해 대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슬프면 그냥 냅다 길을 걸으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뭐 어때, 너희들이 나를 알아? 너희들의 언어로 나에게 뭐라고 하면 나는 못 들은 척 하면 돼. 수틀리면 돌아가면 되니까.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던 인생 첫 경험이었다. 이전까지는 항상 말조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