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 내려간 추억/2022년을 마무리 하며

22년 3월. 당신은 당신을 사랑하십니까

오늘, 2022. 12. 17. 22:54

코로나가 엄청나게 유행하던 3월이다. 

세상이 코로나로 매우 정신없이 흘러가는 동안, 나의 세계도 격변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에 걸렸고, 나도 코로나 감염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항상 마스크를 끼고 조심하며 살고 있다 생각했건만. 내가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감염이 확인되고 일주일간 격리를 했지만, 솔직히 평소에도 자가격리와 같은 집콕 생활이 익숙했기에 격리가 답답하지는 않았다. 다만 몸이 아파서 힘들었을 뿐.

 

코로나 걸리기 전인 3월 초, 날씨도 풀렸겠다, 답답한 마음을 풀고 싶어서 무작정 집을 나섰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어디를 가야 하나 고민하다가, 안면도로 향했다. 바다를 보고 싶긴 했는데 동해나 남해 바다를 보러 가기에는 부담스러워서,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안면도를 떠올렸다. 평일이어서 그랬는지 숙박비도 싸고, 바다는 사람 한 명 없어 조용했다.

백사장에는 오롯이 나의 발자국만 남았다. 바다 앞에서 파도 소리도 듣고, 노래를 들으며 흥얼거리기도 하고, 목청을 높여 혼잣말도 큰 소리로 해 보기도 했다. 

 

안면도의 한 해수욕장

‘끝이 보이지 않던 나의 무기력이 바닥을 찍고 다시 오르기 시작한 순간이 바로 이때였지 않았을까.’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 생각해본다.


2월 말, 심리 검사로 시작해서 3월부터는 본격적인 전문 상담에 들어가게 되었다. 상담을 지금까지 꽤나 많이 받아봤다 생각했었는데, 이번 상담은 유독 지금까지와 달랐다. 상담을 한 번 받을 때마다 힘들었던 나의 마음과 생각들이 차분히, 그리고 단단하게 정리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말로는 ‘나를 사랑하자’ 되뇌면서도 나를 얼마나 미워하고 있었는지 30년 인생 동안 처음 깨달았다.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팠다. 

 

변하지 않는 ‘내 편’은 오로지 ‘나’ 뿐인데. 


상담과 함께, 22년 3월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던 일생일대의 사건,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비대면으로 진행했던 독서모임의 첫 시간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시작한 독서모임이었다.

이 시작은 22년 전체를, 그리고 앞으로의 내 인생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엄청난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내 인생의 2막은, 22년 3월부터.

 

 

 

오늘.

litt.ly/o.ne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