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 내려간 생각/기록

소용돌이 쳤다

오늘, 2022. 6. 10. 15:23

며칠 동안 정신이 없었다. 

역시 관계 안에서의 문제들이 정말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머리로는 알지만, 감정의 소용돌이 안에서는 머릿속의 지식은 쉽게 써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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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휘몰아 칠 때는, 대부분 소용돌이 안에 내 몸을 맡겨버리곤 했다.

소용돌이가 끝날 때까지 내가 어디로 날아가던 생각하지 않고 눈만 질끈 감고 있을 뿐이었다. 

 

 

날이 흐리던 지난 월요일, 횡성군 어딘가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소용돌이 안에서 중심을 잡아보려고 안간힘을 써 봤다. 

잘 되지는 않았다. 어느 순간 한쪽 발, 그리고 나머지 발도 소용돌이의 거친 바람 안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소용돌이 속에서 생각했다. 

나는 이제 얼마나 다칠까. 두렵고 무서웠다. 

 

 

 

 

끝났다. 

열심히 쌓아 놓았던 많은 나의 마음들은 무너졌고, 많이 다쳤다. 

황폐해진 그 모습을 보자니 정말 막막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그나마 다행인건,

내가 얼마나 다쳤는지, 무너진 마음은 얼마나 무너졌는지 헤아려 볼 수는 있었다.

이제야 가만 보니, 항상 무너지는 그 부분만 무너지고, 항상 다치는 곳만 다치는 것 같기도 했다. 

 

 

 

여기가 내가 아팠구나.

이제야 돌아볼 수 있었네.

 

 

첫 술에 배부르랴, 

마음이 뿌리째 넘어가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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