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 같았던 3주.
정말 오랜만에 느꼈던 두근거림.
나의 존재만으로도 여전히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껴서 행복했어. 너의 그 따뜻했던 글자와 말들이 여전히 눈과 귀에 선해. 고마웠어. 너는 나와 생각이 달랐던 것임을 뒤늦게 알고 나서는 잠깐이지만 화도 나고 배신감도 느꼈어.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 혼자만의 기대였는데 왜 내가 너에게 화를 내나 싶어서 피식 웃었단다. 그래, 내가 너에게 확실하게 물어보길 잘했지. 역시 생각과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인간관계에서 참 중요한 부분이다 싶구나. 안 그랬으면 서로 오해만 쌓이다가 펑 하고 터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너와의 3주가 끝나고 쓰라린 아픔이 남았어. 그렇지만, 그 덕에 정말 만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들을 하는지와 같이, '나에 관한 공부'를 할 수 있었어.
'나에게 이런 면도 있었구나?'
이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나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는 걸 알았지. 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이 참 새롭고 짜릿해.
조금 진지하게 오지랖 부려보자면, 넌 사람 보는 안목을 기르는 게 좋겠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볼 수 있었으면 나한테 이렇게 하지 않았을걸? 나 같은 속 깊은 사람을 두고 어쩜 그렇게 용기가 없니. 뭐가 그렇게 귀찮고, 뭐가 그렇게 두려워서 말이야. 표현이란 표현은 나한테 다 해 놓고는 뒷수습을 못해. 어이구.
내가 장담하건대
몇 년 안에, 어느 순간, 나를 놓쳤다는 생각에 이불 걷어찰 거야. 나한테 이렇게 대했던 사람이 꼭 후회하더라고.
너도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만나가며, 구르고 깨지면서, 네 자신에 대해서 좀 더 알아가길 바랄게. 내 앞에서 그렇게 말했던 것들이 사실은 네가 겁 내고 피하는, 책임감 없는 모습이었음을 깨닫기를.
감정의 패턴
중심을 잡는 연습
바라고 있는 관계의 정의
행복함을 느끼게 하는 말들과 행동
여전히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는 열정적인 모습
- 3주를 지나오며 나에겐 이런 것들이 남았어.
너는 무엇이 남았니?
23년 3월 15일 수요일.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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