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났습니다
제 인생에 이런 순간이 올 줄 누가 알았을까요.
S를 만난 건, 19년 이른 겨울이었습니다. 어느 모임에서 처음 만났었어요.
모임이 끝나고, 간단한 저녁 겸 뒤풀이가 있었습니다.
그 뒷풀이 자리에서 서로 같은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되었죠.
서로 어색한 첫인사를 나누고, 저녁을 먹으며 술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그 테이블에 술을 마시는 건 저와 S, 둘 뿐이었어요.
평소에는 제가 입에 잘 대지도 않던 소맥을 마시면서, 둘이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급속도로 친해졌습니다.
그리고 자리가 파하고, 가게를 나가면서 서로는 누가 뭐라 할 것 없이 손을 잡았습니다.
기뻤습니다
저에게 이렇게까지 호감을 표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나 매력적인 사람이 저에게 이렇게까지 적극적이라니요.
심장은 터질 것 같았고, 꼭 잡은 손은 덜덜 떨렸고, 너무 웃어서 턱이 아팠어요.
그 사람은 제가 싫어하는 담배는 버리겠다며 제 눈앞에서 담배 한 갑을 그대로 부러뜨렸고,
그 모습이 너무 매력적으로 보이더라구요. 그렇게 그 사람과 밤을 보냈습니다.
S
하지만 사람 사이라는게 참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요?
이젠 제 곁을 지나쳐 가 버린 사람입니다.
지금까지의 삶 속에서 가장 강렬했고, 진심이었고,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이 사람이 떠나간 이후, 정말 정말 많이 괴로웠고, 힘들었었어요.
많이들 느끼는 이별 후의 격동 있잖아요. 반년이 넘게 갔어요 글쎄.
많은 걸 깨닫게 해 준 사람
미숙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미숙했죠.
기쁜 일도, 행복한 일도 많았지만 서로 상처도 많이 줬어요.
그리고 마음이 안정된 지금, 돌아보면 정말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준 사람이었습니다.
헤어진 지 꽤 됐지만, 잘 지냈으면.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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