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 내려간 추억/Connecting the dots

벽장

오늘, 2022. 2. 2. 12:06

2017년 8월 1일. 아마 이 즈음이다.
노래를 한 곡 반복하며 쓸쓸히 걷고 또 걸었었다.


'오늘 밤이 왜 오늘의 나를 괴롭히죠.'

오왠 (O.WHEN) - 오늘 (Today)




외로움의 감정이 익숙하지만, 유달리 힘든 때였다.
가까이에 나를 응원해 주는 친구도 있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있는데.

외국에 있어서 외로운 걸까?
사람 욕심이 많아서 그런가?
내가 어디가 아파서 그런가?
...

나름 이것저것 노력했다.
일하는 동료들과도 실컷 웃으며 떠들고,
친구와 함께 놀러도 다니고,
소개받아 알게 된 사람과 놀러 다니기도 했었다.


하지만 텅 빈 듯한 이 마음은 도저히
도저히 메워지지 않았다. 정말 무서웠다.

끝도 없는 외로움에서부터
인간관계에 대한 막막함과 후회감
어딘가 내가 고장 난 듯한,
도저히 출발점을 찾을 수 없는 감정에 힘들었다.


지금까지의 내 삶 속에서 가장 필요한 시간이었다.
오롯이 나의 생각과 감정에 집중할 수 있었던 엄청나게 중요한 시간.
속상하고, 괴로워하며, 혼자 울면서 길거리를 걸었지만
그 컴컴하던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다고 확신한다.

삶의 선택에 정답이 어디 있겠느냐만,
저 순간만큼은 정확하게 말할 수 있다.
답을 찾았다.



그리고 마음속 벽장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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