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3

22년 11월. 마음의 여유

내가 심심하다니 마음의 여유를 많이 되찾으면서, 놀랍게도 ‘심심함’을 느꼈다. ‘심심하다’는 개념을 어느 순간 잊고 살았다. 심심함은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야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심심하다는 표현 안에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욕구와 재미를 느끼고 싶다는 욕구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무기력한 감정 속에서는 아마 심심함을 느낄 새가 없을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이 없는데, 모든 것이 재미가 없는데 어떻게 심심하겠어. 내가 나 스스로를 잘 돌 보고 있었기 때문에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기특하구먼. 11월에는 올해의 여느 때와는 다르게 혼자 하는 경험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경험들을 했다. 한동안 잘 만나지 않던 가족과 만나서 맛있는 식사도 하고 원데이 클래스 같은 커..

22년 10월. 가을. 행복함.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계절이 왔다. 밖에 나가기 참 좋은 때가 왔다. 저번 달 까지는 가을을 찍먹 하는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10월은 한낮에 밖을 걸어도 덥다고 느껴지지 않는, 진짜 가을이 왔다. 내가 이렇게까지 가을을 반길 줄이야. 많이 변했구나. 10월이 되니 확실히 마음의 상태가 많이 나아졌다. 더불어, 건강을 위해 꾸준히 운동을 하다 보니 몸도 가벼워져서 더 밖에 나가고 싶어졌다. 무기력한 상태일 때는 느낄 수 없었던 이 행복한 기분. 좋다. 여름동안 다니던 공유 오피스 기간이 끝나고, 시간을 보내러 종종 이케아를 갔었다. 언젠가는 나도 이렇게 집을 꾸미며 살 수 있겠지, 하는 상상을 하는 것도 즐겁고, 새로운 아이템을 발견하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이케아 레스토랑이 있다. ..

22년 9월. 가을 하늘

여전히 낮에는 덥지만 아침저녁으로 가을의 느낌이 나기 시작했다. 8월의 독서모임을 하던 중, 참여자 한 분 께서 소개해 주셨던 책 중에 ‘구름’에 대한 책이 있었다. 그다지 재밌는 책은 아니지만, 다양한 구름의 사진을 볼 수 있는 것이 참 좋다는 코멘트를 해 주셨다. 그분의 책 소개가 굉장히 인상 깊게 다가왔는지, 그 이후로 자주 하늘을 보게 되었다. 가을 하면 높고 푸르른 하늘. 신기하게 9월이 되니까 정말로 높고 푸르른 하늘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땅이 한 김 식어가는 계절이 왔다. 딱 1년 전 이 때는 세상이 참 미웠고, 인생이 괴로웠었다. ‘내가 죽을 때가 되면 딱 떠오를 순간이 지금이야.’라고 되뇌면서 힘겨워하던 때. 그 후로 1년의 시간이 지났고, 푸른 하늘과 흩뿌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