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

쓰는 사람이 된, 지워낸 그.

여느 때처럼 인스타를 보다가 지워냈던 이름을 발견했다. 그 이름을 보자마자, 그가 누구인지 단숨에 기억해냈다. 초등학교 고학년, 전학생으로 새로운 학교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때 새로 사귀게 되었던 친구다. 키도 크고 멀끔하게 생긴 데다, 성격도 무던하고 다른 학우들과 잘 어울리는, 나와는 다른 사람이었다. 학교라는 것이 그렇지 않나, 어른이 되면 서로 친구가 될 사이가 아님에도 학교에서 오랜 시간을 마주한다는 이유 만으로도 친구가 되는 곳. 학교에서 만났기 때문에 친구가 될 수 있었던 사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나와 집이 정말 가까워서 등하교를 함께 했다. 왕따를 당하는 나와 개의치 않고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런 그에게 나는 참 많은 의지를 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

남자답고 싶었다 2

교육학, 상담을 전공했다. 시작은, 상담을 공부해서 나처럼 힘들게 살았던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공부는 정말 즐거웠다. 전공을 정말 잘 선택했다는 생각에 너무나도 뿌듯하고 즐거웠다. 머리가 터질 것 같았지만 정말 즐거운 머리 터짐이었다. "공부만" 상담을 공부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 사람은 그 사람 그대로 보아야 한다. 편견을 가지면 안된다. 나에게 너무 맞는 이야기 같아서 더욱 즐거운 상담 공부였다. 하지만, 학교 분위기는 '내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불편함 그 자체였다. 남자들은 의무적으로 운동 동아리에 가입해야 하고, MT를 가면 선배들에게 깍듯해야 하는 분위기. 말로 다 표현하기는 힘들었지만, 나는 힘들었다. 정말. 나는, 상담을 공부하면서도 결국 남자다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