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2

22년 7월. 생각하다. 사색하다.

7월의 시작도 여행. 날이 참 좋았다. 아직 가을도 안 됐는데 이렇게 하늘이 이쁠까. 철원으로 향하는 내내 쾌청한 하늘에 감탄을 멈출 수가 없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데, 어디를 가야 할지 결정이 쉽사리 나지 않을 땐 주로 서울의 윗 쪽으로 향하는 편이다. 북한 방향으로 올라가면 느껴지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무거운 분위기가 낯설지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분단의 현실과 역사에 새겨진 아픔들. 그리고 불안함과 평화가 공존하는 현재. 철원에 한 번쯤 가 보고 싶었다. 후삼국시대의 태봉의 수도였고, 현대사의 큰 아픔인 6.25 전쟁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 곳이다. DMZ안에 숨겨져 있어 보지 못하는 유적들, 그리고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야 볼 수 있는 전쟁의 상흔들. 서울의 어느 한 공간을 알게 ..

22년 6월. 나다움의 시작

평생 기억에 남을 의미 있는 순간이 많았던 6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분명 몇 주 전까지 무기력에 시달리던 나였다. 하지만, 이제는 방구석에 쪼그려 있는 것이 답답한 사람이 되기 시작했다. 밖에 나가기 좋아하던 나의 모습을 드디어 다시 되찾아 간다는 행복함. 그리고 막상 그 순간에는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이제 와서 돌아보니 엄청나게 결정적이었던 순간들. 우선, 정말 여행을 많이 다녔다. 첫째 주부터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과 강릉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다만, 그렇게 즐거운 여행은 아니었다.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가게 되면 꼭 싸우게 되는 경우가 있지 않나. 내가 딱 그런 상황이었다. 최악의 기분이 들었던 여행이지만, 그 덕에 나의 솔직한 감정과 생각을 마주할 수 있었다. 살짝 조미료를 쳐서 설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