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2

남자답고 싶었다 2

교육학, 상담을 전공했다. 시작은, 상담을 공부해서 나처럼 힘들게 살았던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공부는 정말 즐거웠다. 전공을 정말 잘 선택했다는 생각에 너무나도 뿌듯하고 즐거웠다. 머리가 터질 것 같았지만 정말 즐거운 머리 터짐이었다. "공부만" 상담을 공부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 사람은 그 사람 그대로 보아야 한다. 편견을 가지면 안된다. 나에게 너무 맞는 이야기 같아서 더욱 즐거운 상담 공부였다. 하지만, 학교 분위기는 '내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불편함 그 자체였다. 남자들은 의무적으로 운동 동아리에 가입해야 하고, MT를 가면 선배들에게 깍듯해야 하는 분위기. 말로 다 표현하기는 힘들었지만, 나는 힘들었다. 정말. 나는, 상담을 공부하면서도 결국 남자다움의 ..

남자답고 싶었다 1

"얘는 여자 성격이야. 남자가 남자다운 느낌이 없어." 초등학교 4학년, 이모부가 친척들 앞에서. 어렸을 때부터 난 눈물이 많은 아이였다. 부모는 나를 어려서부터 운다고 때렸고, 안 울 때까지 때린다며 때렸다. 눈물이 터져나오는 걸 꾹꾹 참아가며 견뎠던 기억이 생생하다. "남자 새끼가 어디 맨날 질질 짜고 말이야. 또 울어? 더 맞아야 정신 차리겠지?" 남자 성격이 아니다 눈물이 많다 말랐다 목소리가 여자 같다 운동을 못 한다 싸움을 못 한다 . . . 남자라면, 성격도 시원시원하고, 아무리 힘든 일이어도 울지 않고 당차야 하며, 덩치도 있어야 하고, 목소리도 굵고 낮아야 하고, 운동도 잘해야 하고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있으면 한 대 칠 줄도 알아야 했다. 난 분명히 남자인데, 성격도 소심하고, 눈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