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겨울 방학이었다. 작은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눈이 쌓였던 날, 아장아장 걷던 어린 동생의 손을 꼭 잡은 채 밖을 나왔다. 그 추운 날씨를 견디며 동생과 향한 도서관. 7호선 장승배기역을 나오면 바로 보이는 동작도서관이 내 어린 시절의 놀이터였다. 컴퓨터를 그렇게나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책이 재밌어 지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책이 좋아졌는지, 그리고 도서관을 언제부터 갔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책을 한 권 뚝딱 끝내고 나면, 책에 몰입 했던 그 순간과 다 읽었다는 뿌듯함, 그리고 TV나 컴퓨터에서 느낄 수 없는 내 맘대로인 상상의 즐거움은 지금도 떠오른다. 도서관에 들어가서 오른편에 있던 아동서가로 향하면, 왼편에는 사서 선생님이 계시고,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빼곡..